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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 193만원, 쉬면 198만원... 소득 역전에 '메스'를 들었다!

by 소수 2026. 9. 3.

일하면 세후 193만 원. 쉬면 198만 원.

최저임금 근로자의 실제 월급과 실업급여 하한액을

나란히 놓으면 이런 계산이 나온다.

정부가 22년 만에 여기에 메스를 댔다.

▲ 일할 때보다 쉴 때 더 받는 소득 역전 현상

1일 고용노동부 발표를 보면 이런 궁금증이 생기실 수 있다.

"왜 일하는 사람보다 쉬는 사람이 더 버는 계산이 나온 거야?"

"고용보험 곳간이 비었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빈 거야?"

"그 돈이 다 어디로 새고 있는 거지?"

왜 일하는 사람보다 쉬는 사람이 더 버는 걸까

실업급여 하한액은 최저임금과 연동돼 매년 자동으로 오른다.

그런데 이 연동 방식에 허점이 있었다.

올해 기준 최저임금 근로자의 세후 월급은 약 193만 원인데,

실업급여 하한액은 매달 198만 원이다.

일하지 않을 때 받는 돈이 오히려 더 많은 셈이다.

이 구조 때문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예 실업급여 수급을 염두에 두고 손익을 따지는 글까지 공유되는 상황이었다.

정부는 이런 구조가 재취업 유인을 떨어뜨린다고 봤다.

그래서 실업급여 지급 기준을 무급휴일을 뺀 주 7일에서 6일로 바꾸기로 했다.

총 지급액과 지급 일수는 그대로 두되,

월별로 받는 금액을 낮추고 그만큼 수급 기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하한액 기준 월 지급액은 198만 원에서 약 176만 원으로, 약 22만 원 줄어든다.

고용보험 곳간은 왜 이렇게 비어 가는 걸까

장부만 보면 아직 흑자처럼 보인다.

그런데 진짜 숫자를 들여다보면 얘기가 다르다.

▲ 장부상 흑자와 실질 적립금의 격차

지난해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 계정은 수입 15조 7,000억 원,

지출 17조 4,000억 원으로 1조 8,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장부상 적립금은 1조 8,000억 원이지만,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빌린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금 7조 7,000억 원을 반영하면 실질 적립금은 마이너스 6조 원에 달한다.

더 급한 건 타이밍이다.

이 공자기금은 2030년부터 원금을 순차 상환해야 한다.

재정 여력을 지금 확보해두지 않으면, 몇 년 뒤 상환이 시작될 때 곳간이 더 빠르게 바닥날 수 있다.

혹시 주변에 실업급여를 받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 적자 구조가 남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으실 겁니다.

그 돈이 다 어디로 새고 있는 걸까

실업급여 계정의 부담을 키운 항목이 따로 있다.

실업급여 자체가 아니라, 그 옆에 붙어 있던 다른 지출이다.

▲ 3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난 모성보호급여 지출

육아휴직 등 저출생 대책이 확대되면서

모성보호급여 지출은 2022년 2조 1,000억 원에서 지난해 4조 3,000억 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지출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도 지난해 18만 4,000명으로 전년보다 39.1% 증가했다.

특히 남성 수급자는 6만 7,000명으로 60.7% 급증했다.

저출생 대응이라는 목적 자체는 필요했지만,

그 재원을 실업급여 계정 하나가 그대로 떠안으면서 적자를 더 키운 셈이다.

이번 개편에서 모성보호급여를 별도 계정으로 분리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2년 만의 손질, 핵심만 정리하면

▲ 이번 개편이 노리는 연간 절감 효과

정부는 이번 지급 방식 손질로 연 1조 4,000억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실업급여 산정 기준도 '이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에서 '1년 평균 월 보수'로 바꿔,

퇴사 직전 수당을 몰아 받아 실업급여를 부풀리는 편법을 막기로 했다.

조기 재취업수당 지급 제외 기준도 재취업 후

월 소득 574만 원 이상에서 300만 원 이상으로 대폭 강화된다.

다만 노사 양측의 반발이 예상돼, 실제 입법 과정에서는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숫자로 다시 정리하면

항목 개편 전 개편 후
지급 기준 주 7일 주 6일(무급휴일 제외)
하한액 월 지급액 198만원 약 176만원
산정 기준 이직 전 3개월 평균임금 1년 평균 월보수
조기재취업수당 제외기준 월소득 574만원 이상 월소득 300만원 이상

총 지급액과 지급 일수는 그대로 두면서, 월별 배분과 산정 방식만 바꾸는 게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람과, 장부를 들여다보는 정부

누군가는 최저임금 일자리와 실업급여 사이에서 계산기를 두드린다.

세후 193만 원짜리 일자리와, 198만 원짜리 실업급여. 숫자만 보면 후자가 더 유리해 보이는 게 당연하다.

같은 시간, 고용노동부는 다른 장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실질 적립금 마이너스 6조 원, 2030년부터 시작될 상환, 두 배로 불어난 모성보호급여 지출.

개인의 계산과 국가의 장부가 서로 다른 이유로 같은 결론에 도달한 셈이다.

제도가 22년간 그대로였던 이유와, 지금 갑자기 손질에 나선 이유.

그 답은 결국 이 두 장의 장부 사이 어딘가에 있다.

여러분은 이번 개편, 어떻게 보시나요?

소득 역전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실직자의 생계 안정이라는 본래 취지가 흔들릴 거라 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