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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유

빚 210조 공기업이 삼성·SK하이닉스에 손을 벌렸다, 그것도 제일 싼 이자로

by 소수 2026. 9. 4.

빚이 210조 원 넘게 쌓인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매일 이자로만 115억 원을 씁니다.

이 회사가 돈이 필요해지자, 자기 고객이기도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찾아갔습니다.

전기요금을 5년 치, 25조 원어치 미리 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공기업이 이런 방식으로 대기업에 손을 벌리는 게,

과연 정상적인 자금 조달일까요.

▲ 부채 210조 7000억원, 하루 이자만 115억원인 한전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삼성전자에 약 20조 원,

SK하이닉스에 약 5조원의 전기요금 선납을 제안했습니다.

지난해 두 회사가 낸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5년 치를 미리 걷겠다는 계산입니다.

삼성전자는 연간 약 4조원대,

SK하이닉스는 약 9000억원의 전기요금을 내고 있습니다.

2027년부터 2031년까지의 요금을 지금 당겨서 받겠다는 겁니다.

선납 방식도 구체적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2개월에 걸쳐 매달 2조 원가량을 나눠 내면,

한전은 그 돈에서 매달 전기요금을 차감하고 남은 잔액에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말이 좋아 '선납'이지, 사실상 기업이 공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 한전이 지급하겠다는 이자, 국고채와 한전채 사이 낮은 쪽

그런데 그 이자율이 묘합니다.

한전은 국고채 2년물보다 높고 한전채 2년물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를 제시했습니다.

올해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약 3.4%, 한전채 2년물 금리는 약 3.7%입니다.

한전이 실제로 제시한 건 국고채 금리에 0.15%포인트를 더한 수준,

그러니까 낮은 쪽에 훨씬 가깝습니다.

만약 한전이 시장에서 직접 채권을 발행했다면 3.7% 수준의 이자를 물어야 했을 돈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통하면 훨씬 싸게 조달할 수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이자는 현금이 아니라 반기 단위로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방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실제 현금이 나가는 게 아니라 장부상 요금만 조정하는 방식이라는 뜻입니다.

숫자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항목 내용
삼성전자 선납액 약 20조원
SK하이닉스 선납액 약 5조원
한전 총부채(6월말) 210조 7000억원
하루 이자비용 115억원
한전 제안 금리 국고채+0.15%p(≈3.55%)

한전은 이렇게 확보한 돈을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망 건설에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 25조원은 실제 필요 금액에 비하면 수면 위로 드러난 일부일 뿐

한전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짓겠다고 밝힌 송전망 투자만 72조 8000억 원입니다.

배전망 투자까지 더하면 83조 원, 12차 전기본이 나오면

전체 필요 재원이 100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게 한전 자체 전망입니다.

이번에 받겠다는 25조 원은 그 100조 원의 4분의 1도 안 됩니다.

근본적인 재무구조를 손보지 않은 채,

이번엔 대기업 두 곳의 지갑을 빌려 급한 불만 끄는 모양새입니다.

이 방식이 국회에서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전이 이런 선수금을 전력망 확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용도 외에는 쓰지 못하도록 하는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을 이미 발의한 상태입니다.

법으로 용도를 못 박아야 할 만큼,

지금의 자금 조달 방식 자체가 정상 궤도를 벗어나 있다는 방증입니다.

📌 지금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 2가지

1. 이 선납이 확정된 게 아니라 아직 협의 단계라는 점 — 이자율·기간 등 세부 조건은 바뀔 수 있습니다.

2. 25조 원이 100조 원대 필요 재원의 일부일 뿐이라는 점 — 이번 선납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가능성이 큽니다.

공기업의 빚을 대기업이 대신 떠안는 이 구조, 정상이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반도체 전력망을 위해서라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보시나요.